사랑은
브루커스
0
1033
2023.11.19 11:44
「사랑은」
- 이선경 -
사랑은 뭘 같이 하는 거다. 그게 뭐든 같이 하는 ‘그것’도 좋지만 그걸 함께 하는 ‘서로’를 나누는 게 좋은 것.
그 뭔가를 같이 하는 동안 연못을 도는 푸른 바람에 일렁이는 파문(波紋)처럼, 마주한 존재를 비추는 거울처럼 온 몸짓, 얼굴짓, 눈빛 속에 일어났다 사라지고, 떠올랐다가 번지는 서로의 표정을 주고받는 것이다 설레듯 기대하는 것이다
표정 너머 마음을, 다시 그 마음이 담겨있는 천 가지 표정을, 미술품처럼 깊이 애호하는 것이다
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남았을지 알 수 없기에 그 소중한 시간이 너무 아까워서 귀한 한 톨까지 아낌없이 펑펑 쓰고 싶은 마음
그 순간만큼은 사랑이 시한부(時限附)일 수는 있어도 양한부(量限附)가 될 순 없는 마음……
그렇게 주어진 시간 동안 소중한 만큼 최대치를 퍼 주고픈 그런 마음으로 혹여 부담스러워할까 칠 부만 주는 절제의 미학, 아니 절제의 치열한 공학이다
칠 부 속에 간절히, “날 기억해 주세요” 라고 십이 부를 담아 보내는 마음, 그 마음이 담긴 표정
그것이 사랑이다.
[이선경의 시 영상] 사랑은 (with 낭독 버전)시 전문: 「사랑은」 - 이선경 - 사랑은 뭘 같이 하는 거다.그게 뭐든 같이 하는 ‘그것’도 좋지만그걸 함께 하는 ‘서로’를 나누는 게 좋은 것.그 뭔가를 같이 하는 동안연못을 도는 푸른 바람에일렁이는 파문(波紋)처럼,마주한 존재를 비추는 거울처럼온 몸짓, 얼굴짓, 눈빛 속에일어... 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uIDuj-cSkxY?si=XUjdR9OoKJeEQgZT
|