사랑은

사랑은

브루커스 0 1060


사랑은

 

- 이선경 -

 

사랑은 뭘 같이 하는 거다.

그게 뭐든 같이 하는 그것도 좋지만

그걸 함께 하는 서로를 나누는 게 좋은 것.

 

그 뭔가를 같이 하는 동안

연못을 도는 푸른 바람에

일렁이는 파문(波紋)처럼,

마주한 존재를 비추는 거울처럼

온 몸짓, 얼굴짓, 눈빛 속에

일어났다 사라지고, 떠올랐다가 번지는

서로의 표정을

주고받는 것이다

설레듯 기대하는 것이다

 

표정 너머 마음을,

다시 그 마음이 담겨있는 천 가지 표정을,

미술품처럼

깊이 애호하는 것이다

 

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

얼마나 남았을지 알 수 없기에

그 소중한 시간이

너무 아까워서

귀한 한 톨까지 아낌없이

펑펑 쓰고 싶은 마음

 

그 순간만큼은

사랑이 시한부(時限附)일 수는 있어도

양한부(量限附)가 될 순 없는 마음……

 

그렇게

주어진 시간 동안

소중한 만큼 최대치를 퍼 주고픈

그런 마음으로

혹여 부담스러워할까

칠 부만 주는

절제의 미학,

아니 절제의 치열한 공학이다

 

칠 부 속에

간절히, “날 기억해 주세요라고

십이 부를 담아 보내는 마음,

그 마음이 담긴 표정

그것이 사랑이다.

 

https://www.youtube.com/watch?v=uIDuj-cSkxY?si=XUjdR9OoKJeEQgZT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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